프랑스 1940년대 구옥으로 이사하다

나는 프랑스인과 결혼 후 프랑스의 작은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신혼생활을 시작할 당시 나는 집을 구매한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 본 적이 없었다. 15평의 2룸, 분리된 부엌과 욕실이 있는 낡은 건물의 작은 아파트에서 불편한 줄 모르고 살고 있었다. 1년, 2년, 3년 그리고 4년… 시간이 흘러 우리가 살던 아파트가 낙후되어 크고 작은 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욕실에 1인용 샤워부스 바닥 누수, 거실 창 주변에 벽이 낙후되어 빗물이 들어온다던가, 주방 수도 파이프에서 물이샌다던가하는 것들이다. 대부분 집 자재가 낙후되어 누수가 발생하는 이슈였고, 습기를 머금은 집에는 곰팡이가 슬었다. 그 여파는 온전히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었다. 자고 일어나면 습기때문에 머리가 띵- 울리고, 빨래를 말리면 집 안의 습도는 80-90도를 웃돌았다. 건물낙후와 습도문제는 우리의 컨트롤 밖이었고, 이것은 삶의 질을 낮추었다. 그렇게 습기, 곰팡이, 낙후로 인한 자잘한 보수문제와 싸우다 아파트의 재건축 여부가 논의 될 즈음에 우리는 이사를 결정하게 된다.

우리가 만난 집

습기는 집 내부 온도를 낮추고 머리를 먹먹하게 해서 집 안에 있는게 슬슬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새로 이사가는 곳은 제발 습도가 낮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이런 희망을 품고 부동산을 통해 집을 여러군데 알아보기 시작한다. 내가 방문한 집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아파트, 개인주택’. 사실, 나는 여태껏 아파트에서 쭉 살았기 때문에 주택살이에 대한 호기심과 선망어린 시선이 있었다. 나에게 아파트는 마치 한 공간을 구매하는 것 같았고, 주택은 온전한 내 토지를 얻는 것 같아서 더 이득인 것 처럼 보였다. 게다가 프랑스는 아파트만큼이나, 주택에 대한 선택폭이 넓었다. 조금만 더 욕심을 내고, 원하는 조건을 몇가지 포기한다면 주택을 매매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내세운 조건과 예산으로 볼 때, 아파트 매물이 훨씬 많았다. 나는 도심에 위치하고 역세권이라 집은 조금 낙후되었지만 동네의 인프라를 한껏 누릴 수 있는 곳과 위치는 조금 애매하지만 인테리어 공사가 전부 되어서 깔끔하고 깨끗한 집을 방문 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인프라를 조금 덜 누리더라도 거주지 평수를 조금 더 넓히고 해가 잘 드는 남향인 집을 찾고 싶었다. 에전에 살던집은 북향이라 해도 잘 안들 뿐더러 습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새 집을 찾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약 1년이란 시간동안 이런저런 아파트를 보러 돌아다니다가 개인주택도 몇몇곳 방문하게 된다. 개인주택의 경우 층계가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아파트와 비슷한 평수임에도 체감상 더 넓게 느껴졌다. 집을 보러다니던 초반에는 ‘남향’에 중점을 두었다면 후반부에 와서는 ‘평수’에 조금 더 치우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조건에 체감상 조금 더 넓게 느껴지는 개인주택에 끌렸고 아파트보다는 주택으로 가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주택 매물중에 ‘남향’은 아니지만 토지가 꽤 넓었고, 깔끔하게 유지보수 된건 아니지만 습도가 낮은 한 개인주택을 선택하게 된다. 주변에 5분거리에 갈 수 있는 식료품점, 지하철 역, 버스정류장, 약국, 빵집 등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유지보수’라는 주택에서 정말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선택한 집이 현재 내가 이사온 집이다. 주택을 잘못 구매하면 눈물 콧물 다 쏟는다고 하던데… 이 개인주택으로 이사한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 그 말에 반박할 수 없다.

우리집의 역사:

우리집은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전 후에 지어진 약 80살이 넘은 호호 할머니다. 이 집을 할머니라 칭하는 이유는, 그 ㄷ아시에 프랑스에서 가정 내부를 가꾸던 사람이 대부분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이 집을 매매해 들어오기 전에 살던 분도 프랑스 할머니 한 분 이었다. 이 집은 한 프렌치 중년 여성분이 살던 곳으로, 집이 지어질 당시의 모습 그대로 유지가 된 곳이 60프로이며, 리모델링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한 흔적이 여실히 남아있는 부분이 40프로 였다. 반은 변화를 시도를 하다 멈췄고, 반은 예전 모습 그대로 둔 상태. 게다가 집 청소가 오래도록 되지 않았은 흔적이 여실했다. 예를 들어, 깨어진 유리창문은 테이프로 막혀있고, 문틀, 창문틈사이에 새어나오는 웃풍을 막기위해 테이프를 붙여놨다. 이렇듯 대부분의 것들이 보수는 안되고 임시방편만 취해놨다. 게다가 지하실 창문에는 철조망도 없이 유리없는 창문에 파이프 관을 통과시켜 그 관을 통해 쥐나 벌레가 통과해 집 안과 밖을 오가는 듯 보였다. 이 덕분에 주방가구 안에는 쥐똥, 거미줄, 알 수 없는 조미료 가루 등이 남아있다. 이곳은 말 그대로 폐가로 가던 방치된 집이었다. 사실, 이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이곳에 사시던 분이 집을 치우지 못했고, 유지보수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다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말 한다. -이런 집은 사면 안되고, 이런 집은 피해야 하고.

나는 대답한다. -세상에 나쁜 집은 없다. 세상에 안 고쳐지는 집은 없다.

나는 이 집을 잘 쓸고 닦아 찬란하던 그 모습을 복원해볼 예정이다. 나는 이 집의 주인이 되어 볼 예정이다.

간큰멩고의 프랑스구옥 고치기, 우리집 일기, 그 첫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간큰멩고입니다. 유럽에서 셀프 리모델링을 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상세히 이야기 해 볼 까 합니다. 공사재료, 유럽 리모델링 공사방식 등 조금 더 심도있게 이야기를 하고자 글을 쓰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궁굼하신 점이나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주저말고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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